오늘과 자신에게 충실하겠다는 야망, 칸티크 이찬양 셰프

‘칸티크’라는 장르를 새롭게 정의하는 이찬양 셰프는 자신만의 캐릭터가 녹아든 요리를 세상에 선보이려 하고 있다.

꼭 원대한 꿈과 명예에만 야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내며, 재미없으리만치 솔직한 모습으로 매일 불 앞에 서는 일에도 크고 담대한 마음이 필요하다. 

칸티크의 이찬양 셰프는 그 예시문처럼 오늘도 주방을 지키며 오랜 기간 갈고닦아온 컨템퍼러리 다이닝을 새롭게 제시하려 한다. 그는 세상을 향하는 자신만의 장르라는 뾰족함을 품으며, ‘자기 자신’이라는 목표를 위해 정진하고 있다. 

무모하게, 그러나 확고하게 다져진 셰프의 꿈

이찬양이라는 셰프의 요리 인생은 다른 이의 꿈으로부터 시작됐다. 요리학원에 다녀온 친구의 경험담을 듣고 있자니 불현듯 마음이 동했다. 동한 마음은 친구를 따라 그가 요리학원에 등록하게 만들었고, 이윽고 다시 머나먼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라는 이름에까지 닿아 더 큰 꿈이 되었다.

아늑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을 주는 칸티크 내부의 모습. 그러나 이 공간 안에 어떤 장난기가 스밀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국내 요리 학원에서는 ‘양식 자격증’을 목표로 삼는 게 전부잖아요. 그런 것들만 배우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진로를 고민하다 ‘르 코르동 블루’라는 학교를 알게 됐어요. 과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아 이제야 실무에서 쓸 수 있는 걸 배우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어릴 때부터 하기 싫은 건 절대로 하지 않는 아이였고, 그렇기에 하고 싶은 건 어떤 과정을 거쳐서라도 해야 하는 아이이기도 했다. 이를 근거 삼아 소년 이찬양은 부모님을 향해 요리가 ‘처음 생긴 꿈’이라고 설득했다. 설득은 받아들여졌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소년의 프랑스행이 결정됐다. 막연한 걱정보다는 설렘이 가득했다. 그 모든 유학의 짐 가방이 꼭두새벽에 1시간 만에 준비됐을 정도였다. ‘옷만 있으면 되지 않나’ 하는 무모하고도 자신 있는 마음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대신 르 코르동 블루로의 길을 택한 이찬양 셰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무 살 이찬양은 정말 프랑스에 스스로 던져졌다. 처음 겪어보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그는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낯선 언어도, 생소한 교육과정도 그에게는 신선한 자극이었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만드는 즐거운 적응의 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후 스타쥬로 수련할 레스토랑을 고를 때가 다가왔다. 그는 모두가 선망하던 알랭 뒤카스의 플라자 아테네 레스토랑이 아닌 가장 작은 비스트로를 택했다.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처럼, 잘 갖춰진 시스템이 있는 곳에서 그를 체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은 했어요. 다만 그 두 달 동안 제가 허브만 따고 양파만 깎고 온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도 느꼈어요.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걸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끝과 끝, 새로운 배움들로 채워낸 한국에서의 요리 생활

귀국하고 군 제대 후 3개월 만에 그는 이찬오 셰프의 ‘마누 테라스’에 입사하게 된다. 특별한 연고도 없었지만 방송에 나온 마누 테라스의 요리에서 예술적인 감각을 느꼈고 막연히 ‘저기서 배우고 싶다’란 생각을 하고 무작정 찾아갔다. 공고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과감히 문을 두드린 그의 태도가 인정받았고, 서빙으로 먼저 일을 배우다 주방에 투입되게 됐다.

한국으로 귀국한 뒤, 이찬양 셰프의 본격적인 셰프 생활이 시작됐다. 

1년의 근무 후, 이찬양 셰프는 갑작스러운 손 부상으로 마누 테라스를 뒤로 한 채 수술과 회복에 전념하게 됐다. 손이 모두 나은 후 새로운 직장을 찾던 그의 눈에 띈 것은 김성운 셰프가 이끄는 테이블 포포의 디시였다. 또다시 ‘저 플레이팅이 멋지다’라는 마음 하나만으로 테이블 포포에 전화를 걸어 일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김성운 셰프도 이전과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좋다. 그런데 주방에는 자리가 없다.’ 그래서 이찬양 셰프는 자신 있게 말했다. ‘저 서빙해봤습니다.’ 꼭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졌던 것처럼, 테이블 포포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경험을 무기 삼아 홀과 주방을 오가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테이블 포포라는 레스토랑의 시스템과, 한 셰프의 가치관 그 자체를 온몸으로 익혔다. 어떤 날에는 주방에서 자신이 김성운 셰프가 된 것처럼 요리하다, 또 어떤 날에는 서빙을 하면서도 ‘셰프님이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만큼 열정적으로 서빙 일을 했다.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얻은 배움과 경험이 오늘날의 이찬양 셰프를 만들었다. 

“셰프님들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그게 요리로 드러나고, 또 먹는 사람이 그걸 눈치채는, 그 모든 과정이 재밌게 느껴졌어요. 테이블 포포에서 일할 때 생각했던 건, 성운 셰프님이 안 계셔도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다 캐치를 하고 싶다.’라는 것이었어요. 재료 프렙이나, 디시 세팅 같은 부분에서 ‘성운 셰프님이라면 이렇게 했겠지’라고 생각하고 실행했고, 그걸 보고 셰프님은 ‘잘했다’라고 해주셨죠. 성운 셰프님께서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어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제는 셰프의 마음을 다 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운 후 그는 ‘하산’하게 됐다. 역설적이게도, 그가 그다음으로 찾은 곳은 지금까지 배웠던 테이블 포포와 가장 다른 대척점에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레시피보다는 재료의 존재감이 더 큰 테이블 포포의 스타일과 다르게, 정교한 테크닉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플레이트 위로 펼쳐지는 레스토랑, ‘스와니예’와 그를 이끌던 이준 셰프를 알게 됐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배움을 얻고 싶다’는 마음가짐은 그가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스와니예로 입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면접 답변이 되었다. 

이찬양 셰프는 스와니예에서 4년간 근무하며, 또 다른 인생의 스승이자 인연인 이준 셰프에게 셰프의 애티튜드를 배우게 됐다.

이찬양 셰프의 메뉴에는 ‘기억에 남는 경험’을 위한 기획과 고민이 담기고 있다.

“테이블 포포에서는 좋은 재료 하나만으로 승부수를 뒀다면, 스와니예는 재료를 괴롭혀요. 거기에 개인의 테크닉과 인력, 시간까지 투자하게 되죠. 손실도 많고요. 한 번은 이준 셰프님에게 질문했어요. 왜 이런 요리를 하시냐고. 셰프는 ‘이게 요리사가 있는 이유’라고 하셨어요. 어떤 재료, 어떤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게 요리사라고요.”

스와니예와 이준 셰프는 ‘요리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지향한다고 그는 말했다. 본인만 원한다면 모든 구성원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 이를 테면 스와니예에 입사한 지 3개월 밖에 안된 이찬양 셰프가 메뉴 개발에 참여했고, 실제로 2개의 메뉴가 정식으로 반영된 것이 그 예시이다.

효율성에 중점을 둔 칸티크의 주방 풍경 

스와니예에서의 4년 이후, 서래마을의 ‘칫쵸’에서 헤드 셰프 제안을 받은 이찬양 셰프는 또 하나의 기회라 생각해 이를 수락해 스와니예를 떠났다. 

“이직해서도 계속 이준 셰프님과 연락을 하면서 지냈어요. 2년 동안 근무했는데 많이 배우고, 또 주변의 걱정처럼 고생도 했어요. 그러다 경영 사정상 칫쵸가 운영을 중단할 즈음에 이준 셰프에게서 다시 제안이 왔죠. 새롭게 열기로 계획한 레스토랑이 있는데 제가 잘 맞을 것 같다고요.”

그렇게 이찬양 셰프는 다시 스승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고, 캐주얼 파인 다이닝 ‘오리지널 넘버스’의 탄생과 함께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오리지널 넘버스라는 경험을 지나, 같은 자리,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이찬양의 색깔을 더 확실하게 담아낸 ‘칸티크’로 막 독립의 첫발을 뗐다.

파인 다이닝의 엄숙함 속 ‘찬양’이라는 딱 하나의 균열, 칸티크

칸티크는 프랑스어로 ‘찬양’이라는 뜻이다. 간판을 보고 드는, ‘무엇을 찬양하길래?’라는 의문은 곧 그의 이름 세 글자를 떠올리면 금세 연기처럼 사라진다. 칸티크는 곧 이찬양 자신이다. 그는 기존 매장의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는 정체성에서 더 나아가 ‘칸티크’라는 장르를 새롭게 소개한다. 

“엄숙함을 깨는 요리를 하고 싶어요. 기존의 오리지널 넘버스에서 캐주얼하면서도 정갈한 프렌치의 정석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그 프렌치 다이닝에 이찬양이라는 ‘재’를 뿌리는 느낌으로 가는 거죠.(웃음) 그렇다고 또 너무 획기적인 아이디어에만 매몰되지는 않으려고 해요. 기본이 잘 갖춰져 있되, 그 안에 딱 하나의 거슬림이 있는 요리, 공간, 경험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칸티크의 오너 셰프부터, <흑백 요리사>의 ‘삐딱한 천재’까지, 이찬양 셰프의 정체성이 담긴 디시들

칸티크의 요리는 이찬양의 근간이 되는 프렌치와, 스승들로부터 배운 재료를 대하는 자세로 그 초석이 빚어졌다. 동시에 어딘가 ‘삐딱한’ 구석이 있는 그의 세계관이 메뉴 전체에 터치로 작용했다. 

“멍게나 삼치, 서대 같은 재료들을 좋아해요. 이 재료들의 공통점은 가격이 싸고, 그래서 메뉴 구성에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대체 불가능한 맛과 질감을 내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멍게만 해도 그렇잖아요. 멍게 특유의 ‘바다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멍게뿐이라고 생각해요. 맛과 향 등의 뉘앙스 면에서 독보적인 식재료, 나아가 다이닝 씬에서 많이 쓰지 않는 식재료를 찾아내서 메뉴로 개발해보고 싶습니다.”

바삭한 튀김옷 속, 깻잎과 멍게의 특유의 텍스처가 입 안을 채우는 ‘멍게 튀김’

이날 준비한 디시에도 ‘멍게 튀김’이 포함되었다. 깻잎으로 말아내듯 튀긴 멍게살과 김으로 만든 소스, 그 위에 채 썬 적근대가 올라가 색감을 더한다. 멍게 원물이 가진 날카로운 바다의 맛이 불 위에서 부드러워지며 맛의 ‘호불호’가 줄어드는 것을 의도했다. 

토끼 고기의 조직감과 구운 간의 풍미가 어우러진 ‘토끼와 토끼 간’.

다음으로 선보여진 것은 칸티크의 메인 디시, ‘토끼와 토끼 간’. 별주부전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요리는 <흑백 요리사 시즌2>에서 그를 본선에 올리고, 시청자에 각인시킨 ‘씬 메이커’다. 프로슈토로 감산 토끼 안심을 다시 크레핀으로 감싸 버터에 구워내고, 구운 토끼 간을 갈아서 만든 걸쭉한 텍스처의 소스와 함께 선보여 풍미를 더했다. 여기에 토치로 그을린 적로즈와 백로즈 잎이 얹어져 시각적인 경쾌함까지 느껴진다.

‘토끼와 토끼 간’은 ‘삐딱한 천재’로서 이찬양이라는 요리사를 더 큰 세상에 알리게 해준 출사표와도 같다.

‘새우 카바텔리’는 코코넛과 오렌지가 어우러진 비스큐 소스에, 적근대와 홍합, 새우가 소스를 잘 머금는 형태의 카바텔리면과 함께 완성됐다. 신선한 비주얼과 조화로운 맛을 가진 이 디시는, 사실 오래전부터 이찬양 셰프가 마음속에 품어뒀던 독특한 아이디어의 요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다양한 재료의 향이 노트처럼 어우러지는 대표 디시 ‘새우 카바텔리’

“스와니예에 있을 당시에, 사내 요리대회를 한 적이 있어요. 주제가 ‘봄’이었는데, 다른 동료분들은 다 꽃과 생동감을 표현하려 하는데, 전 왜인지 그게 싫었던 거죠. 땅 위로 올라오는 푸릇푸릇함이 있다면 그 밑에는 벌레들이 잠을 깨고 움직이는데 저는 오히려 그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벌레와 비슷하게 생긴 초석잠을 활용한 메뉴를 만들었고, 그 위를 잎채소로 감싸서 감춘 거죠.”

이찬양 셰프 특유의 과감한 상상력은 재료를 다루는 방법과 플레이팅으로 이루어진다. 

당시 이준 셰프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잎채소들을 걷어낸 다음 득시글거리는 ‘초석잠 벌레’들을 마주하자마자 놀라움과 욕설이 섞인 감탄사(?)를 뱉어냈고, 이 요리는 그날 대회의 난제가 되어버렸다. ‘이런 시도야말로 파인 다이닝’라는 의견과, ‘그래도 이건 과하다’라는 의견의 충돌로 토론까지 벌어졌다. 정작 요리를 선보였던 이찬양 셰프는 난생처음 겪는 희열에 사로잡혔다. ‘요리사로서 나의 의도가 적중했다’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이 그의 머릿속을 채웠다. 

“제가 기획한 놀라움의 의도가 적중하는, 제가 온전히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는 요리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생겼어요. 오리지널 넘버스 시절에 한 손님께서 ‘새우 카바텔리’를 보시고, ‘벌레 같이 생겼네’라고 하신 적이 있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요리대회에서 선보였던 초석잠 요리가 생각났고 칸티크만의 버전으로 구현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초석잠 카바텔리 파스타는 파인 다이닝의 엄숙함에 균열을 일으키는 이찬양만의 방식을 상징하는 디시다. 

초석잠 카바텔리 파스타는 대나무 속의 벌레를 연상시키는 비주얼로 ‘시각적 충격’이라는 그의 의도를 표현했다. 그릇으로 삼은 깊은 대나무통 탓에 처음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용물을 확인하고자 눈을 옮기면 통 깊은 곳에 토치질로 그을려 독특한 풍미를 더하고 소스와 함께 버무려진 초석잠의 비주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는 그의 요리 세계관과 함께, 오래전에 묻어뒀던 그의 목표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찬양 셰프만의 아이디어와 먹는 이를 향한 치밀한 의도가 돋보였던 메추리 디시의 플레이트

“시각적인 충격과 맛이 충돌하는 요리로만 팝업 레스토랑을 해보고 싶었어요. ‘식욕감퇴 vs 맛’이라는 테마인 거죠. 팝업을 진행하려고 많은 시도를 했었는데, 그때마다 주변인들의 제지가 있었어요.(웃음) <흑백요리사>에서는 이런 요리 세계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지금은 그런 기회가 끝나버렸으니까요. 방송 외적으로도 언젠가는 꼭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자기 자신이라는 중심점, 그리고 앞으로의 칸티크가 맞이할 시대

<흑백 요리사> 출연은 그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지만, 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여전히 ‘지금의 요리’이다.

<흑백 요리사>라는 요리 인생의 분기점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업계 전반에 부는 긍정적인 열풍을 짚어냈다. 

“예전부터 요리사라는 직업과 다이닝이라는 업계 전반에 간극이 심했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미쉐린 스타 셰프와 방송 위주로 활동하는 셰프들은 분리되는 분위기가 존재했죠. 지금은 <흑백 요리사> 등의 방송을 통해서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대중분들도 다이닝을 단순히 ‘맛’으로만 끝나는 식사가 아니라, 하나의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종합 예술이라는 것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산업을 향한 전반적인 이해도도 높아지니까, 더 많은 손님들께서 찾아주시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셰프가 아닌, 레스토랑 밖의 이찬양은 어떤 사람일까? 사실 이는 파고들어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는 요리와 주방에서 떠나듯 퇴근할 수 없는, 그러니까 요리와 일상이 서로 ‘온오프’가 안 되는 사람이다. 동시에 생각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자려고 누웠다가도 디시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이를 끊어내지 못하고 밤을 지새울 때도 있다.

칸티크라는 현재에서 변함 없이 자기 자신이라는 미래를 꿈꾸는 이찬양 셰프

그는 이런 자신을 두고 ‘재미있는 걸 좋아하지만, 솔직해서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만큼 현재에 솔직하고, 또 충실하다. 예나 지금이나 이찬양 셰프의 가장 큰 야망은, ‘현재’와 ‘자기 자신’이다. 

“처음엔 마음이 없었지만, 점차 미쉐린 스타에 욕심이 나기도 해요. 그런데 미쉐린만을 위해 칸티크가 무언가를 바꾸거나, 지향점을 수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칸티크의 목표는 이곳의 요리를 누군가가 드시고 ‘아 여기는 이런 재미가 있는 곳이었지’라며 또 방문하시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저 개인의 목표는 여전히 내가 어떤 요리를 하는 사람인지, 어떤 요리사인지 깨닫는 게 첫 번째예요.”

이전부터 이어지는 정숙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이지만, 칸티크만의 익살스러운 포인트가 곳곳에 숨어들 예정이다. 

인터뷰의 마지막이 다가올 즈음, 이찬양 셰프의 목표점이 특정한 ‘사람’은 아닐지 질문을 던져봤다. 아쉽게도 그 또한 명확한 정답이 나오진 않았지만, 확신이 가득한 해답은 얻을 수 있었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는 것 같아요. 존경하는 분들이라면 제가 경험해 본 사람들, 이날까지 저를 지지해 주신 부모님이죠.(웃음) 또 좋아하고 응원하는 셰프님들도 많아요. 스와니예에서 함께 일했던 성시우 셰프님도 있고, 흑백 요리사 출연진 중 제가 가장 기대하고 다음 행보가 궁금하게 만드는 이하성 셰프님도 있죠. 그렇지만 제가 마음속에 세워둔 중심은 늘 제 자신인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친 후, 이찬양 셰프 빼고 모두 자리를 비운 브레이크 타임. 오직 그만이 주방에 남아 촬영을 위한 요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봤다. 도화지처럼 정갈한 칸티크의 주방 속 홀로 분주한 움직임을 바라보며 그가 자신을 표현했던 문장을 곱씹어봤다. 

‘재밌는 걸 좋아하지만 솔직해서 재미가 없는 사람’. 

매장 가장 깊은 곳에서, 오늘도 자신만의 요리를 찾아가고 있는 이찬양 셰프

이윽고 다시 뒤돌아 셀 수 없이 연습했을 칼질로 디시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말해준 요리 인생과 그가 이루게 될 모든 것들을 생각해 봤다. 오늘을 가장 충실하고 솔직하게 살아가는 요리사, 재미없으리만치 성실한 요리사의 시대가 오고 있다. 머지않았을 것이다. 

단락

Writer 손준우(Junu Son)
Editor 이정윤(Julia Lee)
Photographer 오충근(Choong-keun Oh)_ studio. choongk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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